새록새록 :: 2008/09/07 02:41
오랜만에 홍대 앞에 다녀왔다. 졸업 전까지 항상 붙어다녔던 동기녀석과 두 학번 위 선배를 만나 일식집에서 밥 먹고 바에서 수다수다. 동기녀석의 강추로 간 바는 무지무지 맘에 쏙 들어서 그대로 떼어다가 청담역 앞에 갖다 붙여놓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분위기도 좋고, 인테리어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신발 벗고 올라갈 수 있는 룸.. 도 아닌 것이, 마루;;도 아닌 것이가 무려 5층 창가에 좍 있었다! 꺄아!). 결정적으로 가격까지 착했다. 언젠가 회사사람들과 마셨던 그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이, 무려 강남의 절반가에 팔리고 있더라 ^_T. 그거랑 딴거랑 해서 두 병을 비우고 모듬치즈까지 먹었는데 계산서에 5만원대가 찍혀 있었다능..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몰랐던 나의 홍대여.. T_T 왜 직장인들이 주말이면 꾸역꾸역 홍대앞에 모여드는지 그제사 알 것 같았다(오늘도 저녁 6시경 지하철타고 가는데 역에서 부터 지상 출구로 나가는 길에 무려 '줄'이 세워져 있더라;; 빠져가나는 데만 5분이 걸렸다. 만남의 광장인 KFC 앞엔 여전히 사람들로 드글드글..). 엉엉. 가깝기만 하면 자주 갈텐데. 오늘도 분명 바에서 10시에 나온 것 같은데 버스타고 집에 와 보니 12시..;; 그러고보니 낮에 언니한테 전화가 왔길래 '나 오늘 홍대 간다~'라고 자랑질 했더니 '난 어제 갔다왔지롱~'이라는 답이 돌아왔었다능. 언제가 될지 모르겠는 박자매 독립의 그 날엔, 홍대와 강남 사이 어디께에 집을 구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흣.
..아 놔 어쩌다가 글이 홍대예찬;;으로 흘러간건지 잘 모르겠지만, 원래 쓰려던 글은 '오랜만에 정든 이들과 만나서 노니 좋더라'였다. 사실 집에서 너무 멀어 사회생활 시작하면서부터 딱히 갈 일이 없어진 홍대로 약속장소를 일방통보 받은 것에 살짝 맘이 상해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신촌과 신정네거리에 살면서 2~30분씩 지각까지 해버린거다. 그래서 서운한 마음을 그득안고 시작된 만남이였거늘, 정신없이 놀고 수다 떨다보니 거짓말처럼 그런 온갖 서운한 감정들이 싹 사라지는거라. 역시 이래서 당신들이 '내 사람'이구나 싶더라. 6년동안 서로간에 켜켜이 쌓아온 믿음과 애정의 힘이란게, 그런 거였다. 막판엔 바에 앉아 이네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맘이 꼭 밥 안 먹고도 배부른 것처럼 편안해져서는 히히- 소리내 웃다왔다. 방금 전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다른 선배한테도 보고싶다는 문자가 왔더라. 보면서 조금 울컥,했다.
희미해져가는 소속감과 유대감이 다시 새록새록해진 토요일이였다. 사람들, 그리고 홍대 앞과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