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자리가 고운 그대라서 :: 2008/11/11 01:19

그러니까, 나보다 '어른'인 사람들은 무조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완벽하지 않으면서 나를 가르치는 건 어쩐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어른의 불완벽함'은 어쩐지 말도 안 된다는 생각에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특히 부모님의 불완벽함이 그랬다. 나를 양육하는 사람들이 불완벽하다는건 견디기 힘든 불안함을 안겨주었다. 그로 인해 조금이라도 내가 상처를 입게 되면 한없이 부모님을 원망했다.

인간은 모두가 미완성된 여린 존재다. 그래서 더욱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안아야 할 터인데.. 아직도 내겐 '어른의 불완벽함'을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다. 이건 참 마음 아픈 문제다. 비단 주변의 어른들 뿐 아니라 어른이 된 나 자신까지도 갉아먹게 되니까. 남이 주는 상처를 견디기 어려워하고, 내가 주는 상처를 인정할 수 없어하고..

이따금 입 밖으로 소리내 '괜찮아 그럼 뭐 어때'라고 말하곤 한다. 좋고 나쁘고 바람직하고 바람직하지 않고를 떠나, 그건 그 자체로 온전히 받아들여야 할 문제인것을. 흐트러진 자연스러움을 사랑하지 않는 나는 경직된 부자연스러움을 사랑한단 말인가. 너도, 나도, 우린 모두 여린 존재들. 그 흐트러진 모습까지도, 사랑할래.



이 노랜 최근에 좋아하게 된 신혜성의 '그대라서'. 신혜성이 부르는 모던락스런 노래는 어딘지모르게 어색해서 MP3에 넣어놓고도 부러 잘 듣지 않았는데, 문득 가사 한 구절에 꽂힌 이후부터 주야장천 듣는 중.

나는 그대라서 상처입은 자리가 고운 그대라서
사랑해요 그 눈물도 사랑함의 의미를 아는 가슴도

'상처입은 자리가 곱다'는 말이 참 예쁘다. 눈물나게 예뻐서 혼자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들으면서 울컥울컥 한다. 이런 사람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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