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 2009/06/05 00:24

오늘은 무엇하나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그런 날.

어젯밤 술자리에서 그리 대단하게 먹은 것도 없거늘 아침에 일어나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1.5kg가 늘었다.
산지 세 달밖에 되지 않은 휴대폰의 메인보드가 나가서 전원이 자꾸 꺼진다. 부품 들어오는 대로 연락 주겠다던 서비스기사가 일주일째 나몰라라 방치해 울컥하는 맘에 중앙센터에 전화해 따져물으니 흡사 ARS처럼 그저 죄송하다고만 기계적으로 반복할 뿐 실질적인 해결은 해 주려 하지 않았다.
고객이 프로젝트 스타트 후 말을 바꿨다. 덕분에 그 동안 준비과정에서 어렵게 컨택해 놓은 매체들에 일일이 전화해 바뀐 조건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사과하고 욕먹고 빌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황당해 폭발할 것 같아도 지금의 조직 상황과 분위기에선 이런 나를 케어해 줄 수 있는 여력이 되는 분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안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언니와의 통화. 사소한 것에 갑자기 날을 세우더니 마구 화를 낸다. 싸울 기운도 없어 그만하자고 하니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기대 위로받고 싶어도 스스로 다독이며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그런 날.
이럴 땐 무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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