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은 금방가겠지 :: 2009/11/05 20:35

언니가 유학을 떠났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유학이고, 그냥 '모양새대로' 말하자면 어학연수.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다 결국 그만두고 방황하던 언니가 찾은 답은 결국 호주행이였다. 답..이라기 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울테지만 어쨌든 언니에겐 휴식이 필요했고, 우리나라에서 '업그레이드 된 삶'을 찾아 가기 위한 모범답안은 영어실력보강이니까, 이래저래 적절한 선택이였으려니. 그간 부산하게 짐싼다고 야단이더니 오늘 기어이 출국일을 맞아 오들오들 떨며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나 잘 적응할 수 있겠지. 아이고 거기도 사람 사는 덴데 어련하려고. 배웅하고 오니 꼬박 하루가 다 갔다. 언니가 사라진 집에 우두커니 앉아 언니가 놓고 간 화장품이며 렌즈세척액 따위를 만지작거렸다. 아마도 일년은 금방가겠지. 그리고 그 사이 우리 마음의 키는 또 몇 센티쯤 자라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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