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퇴사&이직을 경험하다
직장을 옮기다- 정도로 쓸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퇴사와 이직이라는 두 가지가 모두 커다란 '사건'이였기에 굳이 저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퇴사한 곳은 나의 공식적인 '첫 직장'이였으니. 2년 조금 안 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기간동안 그 조직 안에서 정말 다양한 희노애락을 맛봤고,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유형을 경험했으며, 다양한 업무스킬을 쌓을 수 있었다. 내 삶의 일부이자 특별한 애착대상이였던 조직과 이별하는 일은 놀랍게도 그리 어렵지 않았으며, 다른 조직과 만나는 절차 또한 허무하리만치 간단했다. 일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동료들과 맛집을 찾아 배가 아프도록 깔깔거리며 한데 어울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참 사람이란 이토록 적응력이 강한 존재로구나 싶더라. 새 조직을 만난 게 엊그제 일만 같은데 벌써 달력이 넘어갔다. (관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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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행기를 놓쳐보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참 '미쳤구나' 싶은 사건. 지난 봄, 동료 S님과의 첫 홍콩 여행 당시 정말 어이없게도 비행기를 놓쳤더랬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였고 그래서 많이 당황했었다. 항공이며 호텔 모두 내가 예약했었기에 특히 S님의 숙박을 위해서라도 무조건 당일표를 구해 따라 들어가야 했다. 졸지에 비행기에 혼자 올라 떠나게 된 S님도 참 손발 오그라드셨겠으나 감사하게도 불편한 내색 없이 먼저 도착해 쇼핑을 즐겨 주셨다는. 두 사람 모두 오토로밍폰 보유자;;로서 비교적 쉽게 현지상봉을 이룰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홍콩에서 김서방찾기'짓을 하게 됐을수도. 그 후부턴 절대 타 보지 않은 리무진에 몸을 맡기지 않는다. T_T (관련글 -
0904 홍콩마카오 1 - 병짓의 시작 (부제: 비행기를 놓쳤을 때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하여))
6. 장기여행을 다녀오다
'장기여행'이라고 명명하기엔 다소 스케일이 소박하지만 직딩으로서 일주일 이상 걸리는 여행을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건 결코 쉽지않은 일이기에 당당하게-_- 그건 장기여행이였노라고 주장해볼란다. S님과의 두번째 여행이자 올 여름 휴가였던 '베트남+홍콩/마카오어게인 여행', 그리고 그 이후 혼자 떠났던 '홍콩/마카오 세번째 여행'은 모두 7박8일짜리였다. 장기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빡빡한 일정의 압박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에 한가로이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특히 홍콩/마카오를 세 번째로 찾았을 땐 혼자이기도 하거니와 이미 일반적인 명소는 거의 다 가 본 후라 한적한 섬에 들어가 산책을 즐기거나 하루종일 마트를 맴돌기도 하고 때로는 마치 현지인인양 골목 이곳저곳을 기웃거릴 수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한 손엔 골목길 만두집에서 산 군만두 한 봉지를 다른 한 손엔 에스키모의 쩐쭈나이차를 들고 성바울성당 앞 계단에 올라 저마다 다른 이와 다른 모습으로 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문화유산을 즐기는 사람들을 한 없이 구경했던 기억은 이따금씩 떠올라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들어준다. :) (관련글 -
2009 여름휴가 보고)
7. 국내여행을 다녀오다
한 번은 봄, 또 다른 한 번은 가을에 각각 1박 2일 일정으로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봄의 여행지는 전주. 홍콩여행 파트너였던 S님의 고향으로 S님의 초청을 받아 갈 수 있었다. 한옥마을부터 전동성당, 객사, 전남대 앞, 덕진공원, 국제영화제가 한창이였던 고사동 영화의 거리까지.. 5월의 따사로운 햇살 속 전주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가을의 여행지는 지리산. 엄마와 단 둘이 떠난 여행이였다. 나란히 둘레길을 걸으며 나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어떻게 결혼 생활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물었고, 한 여성으로서 엄마가 그려온 삶의 여정은 어떠하였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서야 비로소 어른들이 등산이라는 취미를 갖게 되는 것의 의미에 대해 어렴풋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 그러고보니 당일치기로 맹과 춘천에도 다녀왔고나. 그 역시 정말- 즐거웠다 :)
8. 혼자 영화보는 데에 익숙해지다
언제부턴가 혼자 극장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아마도 홍콩여행을 준비하며 혼자 이수 씨너스에 가 <중경삼림>을 본 게 그 시작이였을게다. 그 후 우연히 명동 중앙씨네마를 알게 된 후 그 매력에 푹 빠져 한 동안 주말마다 출근도장을 찍었더랬다. 그러다 급기야 <시간을 걷는 소녀>는 상영관을 전세내고 보는 행운(?)을 안게 되기까지. 주로 재상영하는 옛날영화나 독립영화, 웬만한 극장에서 다 내렸는데 꿋꿋하게 몇 상영관에서 버티고 있는 영화를 보러 간다. 가장 최근에 혼자 본 영화는 <파주>. (관련글 -
최근의 문화생활)
9. 주택청약통장을 만들다
바야흐로 나도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20대 중반이 된 것이로다. -_-;; 부모님의 집이 아닌 나의 집에서 내 손길이 닿은 것들과 함께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을 꾸려가고 싶다는 욕구가 서서히 차오르고 있다. 청약통장 만들고 조건 채운 다 해서 누구나 다 내 집을 좋은 조건에 신속히; 마련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서두. 취미가 돈ㅈㄹ(......)하는 여행인지라 목돈 마련하려면 어마한 시간이 걸릴 것이 뻔해보이나 펀드나 주식 등등 어쩐지 위험해보이는 투자는 무서워서 하지 못하는 한 소심직딩은 이렇게라도 내 집 마련을 위한 재산증식;을 꿈꾸어봄미다.
10. 걷게되다
원래부터 걷는 것을 좋아했지만, 2009년부터 좀 더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으니. 그 계기는 여러 갈래로부터 나온다. 첫번째는 역시 다이어트와 관련이 있다. 운동회원권을 끊기엔 생활이 불규칙적이였던지라 대신 택한 운동방식이 그냥 걷기였다. 퇴근길에 집까지 두세정거장 떨어진 역에서 내려 걸어간다든지, 주말마다 아파트단지 바로 옆 산책로를 걷는다든지, 식당에서 제법 많이 먹고 나온 후엔 1시간 이상 쭉 걸어준다든지 등등. 요즘도 종종 틈나는대로 걸으려 노력하고 있다. 두번째는 좋아하는 여행으로부터. 여행은 걷는 것이고 걷는 것이 곧 여행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길 위에서 서서 주욱 걷다보면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것들이 내뿜는 기운이 전해져온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게 있어 걷기란 평범한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어주는 연결고리와 같아졌다. 이젠 서울 명동에서 종로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것도 모두 여행같고 좋더라. 최근 좋았던 길은 크리스마스이브에서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새벽에 H언니와 함께 걸은 안개낀 서울외곽의 어느 길이였다. :)
11.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다시 헤어지다
내게 있어 지난 2009년은 만남과 이별의 해였다. 직장들과 그러했고, 그 안에서 얽힌 직장 동료들과 역시 그러했다. 동료로 회사에서 다시 만났다 뿔뿔이 흩어지게 된 사람들도 생겼다.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이글루스 친구들과 다시 연락이 이어졌으며 그러다 곧 끊어지기도 했다. 신문사 선후배들과도 연락이 이어지기도 끊어지기도 했다. 타 신문사 선배를 현 회사 상사의 대학친구로 다시 만나는 우연을 겪기도 했다. 예전에 면접봤던 회사에서 다시 불러 또 한 번 면접에 임하기도 했다. 이러한 만남과 이별들은 내게 하나하나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로 다가왔다. 특히 어떤 만남 앞에선 주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이성을 잃기도 했으며 어떤 이별 앞에선 크게 무너지기도 했다. 사실 올 해의 만남과 이별은 온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겪어야 할 몫의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테다. 하지만 올 해 그것의 무게가 유난히 더 무겁게 느껴진 까닭은 아마도 내가 스물다섯이라는, 20대의 한가운데를 마악 통과하는 지점에 서 있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나. 이제 20대 중후반이자 3년차 직딩이 되었다. 서서히 혼자서 하는 것들에 익숙해져 가는 내가 스스로의 힘으로 나 자신을 지탱해 앞으로 나아 갈 수 있으려면 모든 만남과 이별로부터 저당잡히지 않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늘 그랬던 것 처럼 잘 자랐고 더 잘 자랄 것이다. 나는 그럴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