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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만 달라진 :: 2009/12/15 15:17

작년 겨울은 직딩되고 맞은 첫 겨울이였던터라 겨울용 '직딩복'(괜찮은 소재의 적당히 비싸면서 여성스럽고 포멀한 옷-_-;)을 꽤 이것저것 장만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매 달 급여를 받을 때 마다 들떠서 '나도 고급 직딩복 입고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거듭나겠어효'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옷을 골랐던 그 기억들.. 다시 겨울이 찾아와 작년에 사둔 그 옷들을 하나 둘 찾아내 입어봤더니, 이젠 모두 벙벙하다. 이럴 때면 몇 가지 생각이 스치운다. 하나, 살이 꽤 빠지긴 했구나. 둘, 지금도 토실한데 예전엔 대체 어땠다는 거지? 셋, 빠진 만큼만 더 빠지면 남 부러울 것 없겠구만 왜 지금은 이러고;; 있지? 등등..; 하여간. 이 많은 옷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다 수선 하는 데 드는 비용이 사이즈에 맞춰 새로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나올 것 같기도 하거니와 옷 한 벌 한 벌에 깃든 나름의 그 의미들을 버리기 아까워 죄 싸들고 수선집에 맡기고 왔다. 이틀 후에 배달해 준단다. 옷도, 나도, 같지만 조금은 달라진 모습으로 이 겨울을 맞이하겠고나. 설렌다.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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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건배를 :: 2009/11/29 00:45

오늘은 김장날이였다. 덕분에 아점에도 김치, 저녁에도 김치. 저녁상엔 김치와 더불어 삶은 돼지고기도 올라왔다. 푸지게 먹고 무한도전 보며 배꺼트린뒤 인터넷질을 하다 우연히 예전에 일로 만난 누군가의 블로그에 들어가게 됐다. 하나하나 그의 글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 아, 이이도 평범한 미혼 여자 직딩이로구나. 평일엔 퇴근 후 사람 만나 맛집 다니는 재미로 하루하루 이어가고, 주말엔 밥해먹고 집에서 뒹굴뒹굴. 가끔 울적할 때면 기분전환용으로 개발해 놓은 '나만의 도심 속 산책로'를 정처없이 걷고, 항상 여행을 꿈꾸며,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그리워질 때면 그 때 찍어놓은 사진을 꺼내보거나 이따금 그 나라 식당을 찾는. 제2외국어 마스터와 카메라 업그레이드가 늘 목표인.. RSS를 보니 풋풋한 새내기 무렵 나와 친분을 나누게 된 한 블로거가 '막내 일기'라는 제목의 글을 업데이트했다. 눌러보니 회사 막내이자 새내기 직딩이 되어 이룬 성과와 뿌듯함 등에 대한 감정들을 적어놓았더라. 회사 선배에게 그 감회를 말했더니 선배는 자기만 할 때 그 성과물을 '내 새끼'라 부르며 품에 안고 잤다고 했다나. 아. 오늘도 청춘들은 서로 간격이 다를 뿐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는 시계침을 따라 하루하루 보내고 있고나. 모두의 하루하루에 건배를. 건어물녀 박별리의 일상에도 건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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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차원 :: 2009/11/14 02:37

요즘 피부과에 다니고 있다. 얼굴에 하나 둘 뾰루지가 돋아나기 시작한 건 지난 봄 부터였는데, 크게 대수로이 여길만한 건 아니였다. 그냥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대충 뾰루지에 좋다는 스팟제품이나 나서 바르면 되겠거니 했거늘.. 평소와는 달리 은근 몇 달을 가는거다.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한 나머지 여드름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을 큰 맘 먹고 종류별로 서너가질 샀다. 뭐가 더 좋을 지 몰라 이삼일에 한 번씩 번갈아가며 써보던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켰다. 자기전 얼굴에 기도하는 심정으로-_- 쳐발쳐발 자고 일어나니 양 볼이 마치 불붙은 것 처럼 새빨갛게 달아오르면서 열이 펄펄 나기 시작한거다.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 정보를 얻기 위해 유명한 화장품 카페를 며칠동안 서치하며 얻은 얕은 지식에 따르면 천연성분 화장품이 첨에 얼굴에 닿으면 명현현상이라는 적응시간(=트러블 생기는 시간)이 걸리기도 한대서, 첨엔 그런갑다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적응은 커녕 마치 벌에 쏘인 것 처럼 퉁퉁 붓고 피부표면이 두꺼워지면서 급기야 진물까지 나는거다..! 하루는 자다가 너무 가렵고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 미친듯 인터넷을 뒤져보니 '접촉성 피부염'이라는 병명이 들어왔다. 주로 맞지 않는 화장품을 썼을때 일어나는 증상이며 악화되면 회복에 몇 백만원 가량의 돈을 쏟아붓게 되는 수도 있으니 한시바삐 병원으로 달려가야 빨리 나을 수 있다나. 그래서, 이렇게 돌고돌아, 결국엔, 피부과 문을 두드리게 된게 불과 며칠 전의 일이다.

피부과란 곳을 생전 처음 가 본 나는, 여기도 치과같은 치료단계(?)를 밟아나가는 곳일 거라곤 미처 생각치 못했더랬다. 그러니까, 예컨대 첨에 잇몸 어느 한 부위가 아파서 치과에 가게 될 경우 그 부위 진료만 끝나면 진료가 끝나는 것일거라 생각하지만 의사님하는 자연스럽게 이전에 때운 부분들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다음엔 요기 진료해야 하니까 나오세요'하는 식으로 치아와 잇몸 전반에 걸쳐있는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고쳐나가지 않나. (그러다보면 첨엔 몇천원일거라 생각했던 치료비가 순식간에 몇백만원으로 불어있고.. T_T) 퉁퉁부은 내 얼굴을 본 의사선생님은 확대사진을 철컥철컥 몇 장인가 찍으시더니 일단 부기를 빼기 위한 약들을 처방해주셨다. 성실하게 먹고 바르니 그렇게 날 괴롭히던 악성염증이 불과 이틀여 만에 가라앉더라. 그런데 그 다음에 병원을 찾으니 선생님은 본격적으로 내 얼굴 전반에 걸쳐있는 트러블 처치 프로젝트-_-에 돌입하시는게 아닌가. 이마에 좁쌀같이 난 뾰루지들을 가라앉히기 위해 보험이 되지 않은 약품이 투입되고, 벌어진 모공을 조이기 위해 특수 연고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버버 진료실에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은 선생님의 지휘하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오늘은 뺨에서 여물고-_- 있던 뾰루지 축출시술-_-이 있었다. 첨으로 피부과 수술대;에 누워봤다. 눈을 꾹 감고 침을 한 번 꼴깍 삼키니 얼굴 위로 축출기로 추정되는 무언가의 놀림이 부산히 일어났다. 쿡쿡쿡쿡. 뭔가 파내는 것 같은 느낌에 따끔거려 눈물을 찔끔 머금으니 시술;은 완료됐다. "왼쪽 뺨에 있던 큰거 있죠? 그거랑, 그 밑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건드리니 피부 깊숙한 곳까지 고름이 차 있는게 있었어요. 그거 두개 짜냈어요. 약 바르고 밴드 붙일테니까 절대 환부에 물 가까이 하지 말고 내일 다시 오세요". 아아아. 별 것 아닌 프로젝트;에 며칠새 몇 만원이 쌩 하고 날아갔다.

'환부'에 손톱만한 미색의 밴드를 덧붙인 채 거울을 보니 제법 피부과에서 관리받고 있는 사람 티가 난다. 얼굴피부 전반이 학생때 못잖게 뽀얗다. 이거 화장품 몇달 바르는 거 보다 피부과 며칠 다니는게 훨씬 좋구나. 참으로 별천지로세.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관리'라는 것의 차원은 이렇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 이상까지 존재하는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내가 정상 혹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상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관리'를 받아 '업그레이드' 하고 있겠구나. 민감함과 무던함 사이를 가르는 기준은 개인의 '민감도'일 수도 있겠지만, 짐작컨대, 아마도 물질적 풍요 수준이겠구나.. 순간 며칠 전 본 다큐 속 노점 아줌마가 아들딸이 용돈모아 사준 핸드크림을 부여잡고 '나는 돈이 없어 이런 걸 생전 발라 본 적이 없는데.. 우리 착한 애기들 덕에 호강하는구나..'라며 꺼이꺼이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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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은 금방가겠지 :: 2009/11/05 20:35

언니가 유학을 떠났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유학이고, 그냥 '모양새대로' 말하자면 어학연수.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다 결국 그만두고 방황하던 언니가 찾은 답은 결국 호주행이였다. 답..이라기 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울테지만 어쨌든 언니에겐 휴식이 필요했고, 우리나라에서 '업그레이드 된 삶'을 찾아 가기 위한 모범답안은 영어실력보강이니까, 이래저래 적절한 선택이였으려니. 그간 부산하게 짐싼다고 야단이더니 오늘 기어이 출국일을 맞아 오들오들 떨며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나 잘 적응할 수 있겠지. 아이고 거기도 사람 사는 덴데 어련하려고. 배웅하고 오니 꼬박 하루가 다 갔다. 언니가 사라진 집에 우두커니 앉아 언니가 놓고 간 화장품이며 렌즈세척액 따위를 만지작거렸다. 아마도 일년은 금방가겠지. 그리고 그 사이 우리 마음의 키는 또 몇 센티쯤 자라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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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자전거 장만 :: 2009/09/24 01:39

동호회 활동을 하고싶어져서 뒤적거리고 있는 요즈음이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자전거 사기(not 타기.. T_T 아직 애마 장만 못했슈.. 언니가 기숙사에서 타던거 물려주기로 했는데 여즉 공수가 아니되고 있다. 이유인 즉, 아빠가 언니한테 자전거 가져다 줄 때 서울 북부 꼭대기인 울 집에서부터 풍납동 기숙사까지 타고 가서 주고 오신거라고 -_-;; 글서 수거시에도 그리 해야 할 거 같은 데 요즘 체력이 좋지 않으시다고.. 꽥;;)랑 도보, 여행 정도. 해서 관련 모임을 찾아 활동 해 보려 했는데 슬프게도 넘어야 할 벽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자전거는 인제 막 흥미를 갖기 시작한 단계라 날고 기는-_- 분들 모임에 함부로 끼자니 방해만 될 것 같고.. T_T (혼자 좀 더 연마 한 뒤 뛰어들겠어효..) 도보는.. 도보는.. T_T 활성화 된 모임들의 주축 연령대가 모두 4~50대인게다..? T_T 어머님 아버님 예쁨*-_-*받으며 활동해봐? ..라고 생각하기엔 뭔가 좀 뻘쭘민망한거고. 여행은, '떼여행'도 좋지만 워낙 내 스타일이 조촐지향적;인지라.. 굳이 동호회에 나가면서까지 활동 해야 할 이유가 적은거지. 흑흑.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여가를 풍요롭게 가꿔가고 싶은 나의 소박한 지향은 이런 식으로 좌절돼야 하는 겨? T_T 교류만을 목적으로 관심 밖 분야에 뛰어들고 싶진 않은데.. 으아아 역시 내 놀이반경을 좀 더 키워가기 위해서라도 자전거 장만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고민스럽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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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 2009/08/13 02:11

시작부터 말썽이였던 두 달 짜리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났다. 말이 좋아 두 달이지 준비에 한 달, 마무리에 2주가 더 소요돼 거진 넉 달 가까이 메달렸던 프로젝트였다. 막판에 일정이 너무 심하게 지연돼 고객에게 은근한 압박을 넣어오고 있던 차, 오늘 고객으로부터 마지막 컨펌연락이 왔을 때 혼자 감격해 울컥할 뻔 했다. 별리씨 그 동안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함께 했던 사람들도 모두 수고했다며 토닥여주는데 정말 끝나긴 끝났구나 싶었다. 엉엉. 이제 남은 건 소소하게 체크해야 할 몇 가지 것들을 제외하곤 최종 보고서 하나 뿐. 최종 보고서 작성이야 무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 불살라 줄 수 있어효.

이 프로젝트는 창의력 발휘보다는 사람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더 집중해야 하는 성격의 것이였는데, 덕분에 이런저런 사람들과 부대끼며 많이 배웠다. 이를테면 다혈질인 사람이 불타오를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라든가(정답은 상대가 불타오를수록 차분해진다- 다. 페이스에 말려 나도 동요하게 되면 부채질하는 꼴 밖에 아니되더라. 의외로 덤덤하게 적절히 외면하면서 일 얘기만 하니 알아서 사그라들더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첨에 너무 대하기 어려웠던 사람이 어느 순간 소소한 일상을 나누기 위해 나를 찾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내가 가지고 있던 껍데기가 한 꺼풀 벗겨져 나간 것은 아닐까 싶어 조금 기뻤다.

프로젝트 마무리와 엊그제 전달받아 급하게 작성한 새로운 제안서 한 건 정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다. 어제까지 '빨리 완벽하게 프로젝트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쿵쿵쿵쿵 터질 것 같았던 가슴이 조금 편하게 뛰기 시작했다. 계속 '하아-'하고 숨을 뱉으며 걸으니 같이 걷던 S님이 왜 그러냐며 묻는다. 그냥요, 이제 정말 휴가잖아요.

아. 내일 아침이면 비행 출발 48시간 전이니 온라인 체크인을 할 수 있겠고나. 휴가지로 날 인도해 줄 좋은 자리를 고르며 차 한 잔의 여유정도 부려주어야지. 잘했어요, 별리아가씨.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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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전 고민 :: 2009/07/29 18:35

1. 결국 론리플래닛까지 사버렸다. 이거 뭐 분위기만으론 거의 베트남 일주 하고 올 것 같다?;; 그치만 카페 등지에서 야금야금 정보를 캐는 걸론 느무 감질나서.. 뭐라도 한 권 읽어야지 싶어서리..;; 낑낑. 중고책방에서 싸게 사면 좋을 것 같아 중고책 검색 사이트를 뒤져봤는데 나오는 건 대부분 베트남 전쟁이나 공산주의 역사에 대한 것들 뿐이더라. 순간 살까, 하다 다 읽으면 이제 정말로 일주 출발~ 해야 할 거 같아서-.- 그냥 얌전히 이너팕에서 론리플래닛까지만.

2. 다시 또 헤어스타일 고민. 나는 당최 내게 어떤 스타일이 잘 어울릴지 감을 못잡겠다능.. T_T 어제 새벽까지 계속 온라인 미용실 싸이트들을 헤집고 다니다가 겨우 방향을 잡아본 건 컷+펌. 생머리는 득모(...)할 때 까지 일단은 패스-, 파마를 하긴 해야 할 거 같은데 지금 거의 다 풀린 파마머리가 너무 푸석푸석 지푸라기 같아서리 좀 치고 말아보면 어떨까 하고 있다. 막연하게 '예쁘게 해 주세요'보다는 확실하게 사진을 들고 가는 게 좀 더 원하는 스타일에 가까워 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어디선가 본 듯 한 이야기를 떠올리며(오늘 점심시간에 M님께 이야기하니 친구가 미용실에 있는데 그 분도 그렇게 이야기 한다고 맞장구를 짝짝;;) 열심히 구글링 했더니 원하는 스타일을 한 연예인 사진이 나왔는데.. 하아. 소녀시대 멤버 중 한 분이 나오셨어효 -_-;; 이거 인쇄해갔다간 전 미용실이 떠나가라; 비웃음당할 것 같아 바짝 쫄아있다. T_T;;

3. 요즘 우리 고객님하가 내게 장난전화(...)를 자주 거신다 T_T 장난전화..를 한다기 보다는, 아마 나와 이름이 비슷하거나 번호가 비슷한 누군가와 계속 헷갈려서 전화하는 것 같은데. 첨엔 내가 받으니 '아, ***님 이시죠?'라고 확인한 뒤 아님을 알고 정중한; 사과와 함께 웃으며 끊으셨으나, 이런 일이 일주일에 서너번이 되어가니 이젠 내가 받아서 '여보세요'하는 순간 목소리 확인이 끝나기 무섭게 그냥 끊으신다;;;; 쩝. 언제 한 번 진지하게 왜 그러시는거냐고 여쭈어볼까 했으나 그래도 을이 갑을 쪽-_-;;;;;; 주는 건 촘 그림이 이상하니 그냥 묵묵히 넘어가고 있는 중. 사정이 이렇게 되고보니 이젠 이 분께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게 되네. 아 놔.. T_T 지금 나와 일하고 있는 고객사의 유일한 컨텍포인트-_-님이시기에 정말 나한테 거신 걸 수도 있어 안 받을 수가 없지만서두.. 일주일에 두어번 전화 하실까 말까 하신 분이 장난전화는 일주일에 서너번-_ㅠ 거시니 촘 마니 괴로운거돠? 흑흑. 님하.. 이러지 마셈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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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근황 :: 2009/07/14 00:30

1. 지난 회사 창립기념일에 '유일하게 평일 대낮에 나랑 놀아줄 수 있을 가능성이 큰' 언니를 부랴부랴 섭외해 대낮의 서울을 어슬렁 거리다 발견한 공간, 중앙시네마. 일본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언니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영화들을 대거 상영하고 있어서, 독립영화에 대해 이유를 알 수 없는 응원 비스무리한 감정을 갖고 있던 내겐 지난주 씨네21에서 본 인권영화들을 대거 상영하고 있어서 반가웠던 그 곳. 그 날 우리는 신나게 입장해(사전 예매를 하지 않고 가도 자리가 널널한거지!) 별천지를 만난 것 처럼 놀다 왔더랬다. 그 후 나는 주말이면 혼자 어슬렁 어슬렁 버스타고 명동에 기어;나가 그 시간에 하고 있는 영화의 티켓을 끊는 패턴(이라고 하기엔 이제 겨우 2주차;)의 '주말놀이법'을 갖게 됐다. 이힛. 창립기념일에 언니랑 본 영화는 '요시노 이발관', 혼자 가서 본 영화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랑 '반두비'. 셋 다 2% 부족한 듯 98% 좋았다능. 이번주엔 뭘 할라나.

2. 오늘 야근을 마치고 택시타고 오는 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빗길을 완전 질주 해 주시는거지. 핸들을 꺾을 때 마다 몸이 휘청휘청하고 타이어가 슬쩍슬쩍 미끄러지는게 온 몸으로 전해져 오는 데 좀 무서운거라. 참을까 말까하다 그래도 야근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황천길가면 많이 억울한 나머지 구천-_-을 맴돌게 될 거 같아 나지막하게 '아저씨, 저 많이 안 급해요. 빨리가는 것 보다 안전하게 가는 게 더 좋으니까 조금만 천천히 가 주세요'라 했다. 그랬더니 아저씨는 살짝 당황한 듯 하다 이내 받아친다. '이게 빠른거에요? 원래 다 이 속도로 가는데..' '그래도 제가 불편하면 불편한거죠(웃음)'.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10분이 지났을 까, 아저씨가 입을 연다. '원래 아가씨는 비올 때 마다 택시기사들한테 다 그런식으로 말해요?' '아뇨, 저 첨인데요?'. 또 10분이 지났다. '아가씨 혹시 운전 할 줄 알아요?' '네? 아뇨' '아 그래서 그런거구나~ 역시~ 운전할 줄 모르는 거였구나~'. 아저씨. 그냥 심기가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하지 그러셨어요.

3.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여름휴가의 각;이 나왔다. 날짜도, 행선지도, 파트너도 결정됐고 항공도 OK났는데 아직 요금확정이 안 돼서 대기하는 중. 당분간 이거 바라보며 살면 좀 숨통이 트이겠고나. 이젠 열심히 일 하기 위해 여행을 다녀오는 건지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 열심히 일 하는 건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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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딩 2년차, 이러고 산다 :: 2009/06/24 22:23

1.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나가보니 엄마가 김밥 말 준비를 하고 계셨다. 김밥이라면 껌뻑 죽는(이라고 쓰고 맛난 것에라면 뭐에든 죽는 이라고 읽어도 무방..-_-) 별리는 바로 식탁머리에 앉아 열심히 말로-_- 함께 김밥싸기에 몰두했고 대단원에-_- 공정-_-이 마무리 되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본 뒤 락엔락 두 통 가득 김밥과 유부초밥을 담아들고 신나게 회사로 달려왔는데.. 사무실에 들어와 도시락통을 기분좋게 내려놓고 컴퓨터를 켜려고 보니.........

끼약 컴터를 집에 두고 왔다!!! >.<

그러니까 울 회사에선 AE라는 직업의 특성상 컴터를 들고 다닐 일이 많아 노트북을 데스크탑 겸용으로 쓰는 데, 엊그제 외부 교육이 있어 들고 나갔다가 곧장 퇴근하면서 집으로 들고 들어 갔던 걸 아침에 김밥에 정신이 팔려 두고 온거다. 으하하;ㅁ; 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하는거돠? 닥치고 집에 전화해 엄마한테 퀵으로 부쳐;달라 하니 엄마도 대뜸 말씀하신다. '너 컴퓨터는 두고가고 도시락은 그렇게 신나게 싸간거냐?' 으하하 엄마 죄송. 덕분에 회사에서 완전 놀림 제대로 당했다. '과장님 저 뭐하고 있음 될까요?' '..그냥 도시락이나 까 먹고 있으렴-_-' 킁;

2. 역시나 직업의 특성상; 업무를 함에 있어 나는 거의 '을'일 수 밖에 없는데, 올 초 딱 한 번 '갑'이 돼봤더랬다. 나의 처음이자 아직까진 마지막인 기념비적;; '을'은 바로 회사 기념품 제작 업체. 그 중에서도 나를 담당해 주신 분은 그 회사의 과장인 30대 중반의 남자분이였다. 덕분(?)에 첨으로-_- 간지러운 인사도 받아보고 챙김;도 당해봤는데..

며칠 전 그 분께 뜬금없이 메일 한 통이 왔다. '행운 가득한 하루 되세요 - 좋은 글 보내드립니다'. 아 또 챙김-_-메일이구나. 열어보니 수신인이 스무명 쯤 된다. 스무명의 옛 고객을 잊지 않고 챙김-_-메일을 보내는 당신은 진정한 비즈니스맨! 이라고 생각하며 메일을 열어보니 좋은 글 모음이라는 PT파일이 있네. 비록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나나 어쨌든 챙겨주시니-_- 살짝 고마워하며 열어봤는데........

과장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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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 2009/06/05 00:24

오늘은 무엇하나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그런 날.

어젯밤 술자리에서 그리 대단하게 먹은 것도 없거늘 아침에 일어나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1.5kg가 늘었다.
산지 세 달밖에 되지 않은 휴대폰의 메인보드가 나가서 전원이 자꾸 꺼진다. 부품 들어오는 대로 연락 주겠다던 서비스기사가 일주일째 나몰라라 방치해 울컥하는 맘에 중앙센터에 전화해 따져물으니 흡사 ARS처럼 그저 죄송하다고만 기계적으로 반복할 뿐 실질적인 해결은 해 주려 하지 않았다.
고객이 프로젝트 스타트 후 말을 바꿨다. 덕분에 그 동안 준비과정에서 어렵게 컨택해 놓은 매체들에 일일이 전화해 바뀐 조건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사과하고 욕먹고 빌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황당해 폭발할 것 같아도 지금의 조직 상황과 분위기에선 이런 나를 케어해 줄 수 있는 여력이 되는 분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안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언니와의 통화. 사소한 것에 갑자기 날을 세우더니 마구 화를 낸다. 싸울 기운도 없어 그만하자고 하니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기대 위로받고 싶어도 스스로 다독이며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그런 날.
이럴 땐 무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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