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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언어 :: 2008/01/27 04:03

오늘 낮에 우연히 티비채널을 돌리다 한 비혼여성이 본인과 그 외 비혼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만든 다큐를 보게됐다. 기획 의도도 좋고 뭣보다 아마추어의 살짝 어색한 편집에 묘한 매력을 느껴 오호라 하며 열심히 보고 있었는데, 여성주의 문화공연기획자로 나온 분 인터뷰에서 잠깐 헉- 했다. 살짝 가르치려드는 듯한 투가 느껴졌던 것.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함부로 적을 순 없지만 이를테면 '~같은 현상을 ~라고 하거든요?'라는 식의 표현을 쓰셨는데 표현 뿐 아니라 표정과 어투가 좀 불편했다. 물론 악의적 의도는 절대 없으셨겠거니와 그렇게 친절하게 얘기해줘도 못 알아먹는 꽉 막힌 사람들이 세상에 널리고 널렸기에 그리 말씀하신 것일수도 있고 특히나 내가 예민해서 이렇게 반응하는 것일 가능성 역시 아주아주 높지만, 그래도 살짝 아쉬웠던 것이 사실. 아 또 그게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는 상황을 분노스럽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 더 그럴 수도 있지만(흑흑.........) 어찌되었건 그 프로를 보게 될 사람들은 비혼에 대한 인식이 아주 평범한 수준에 머물러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시청자들일테니까. 그저 일반적이고 평범할 뿐인 사람들에게 그네들의 수준을 격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그리고 방금 전, 낮에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네이버 김동률 인터뷰를 읽고 난 후 느꼈다. 은근히 동률옹과 적군 류(...)의 뮤지션들을 '잘난척 한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이들이 있는데, 뭐랄까. 이들이 결코 자기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라거나 노골적으로 절난척을 해서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기 보다는, 왜 부잣집 딸래미가 서민들의 맘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것 처럼 이네들은 워낙에 출중하고 기량도 많은지라 자신들이 가진 그 음악적인 힘을 대중들의 정서에 맞게 적당히 빼고 말하는 법에 서툴다고 해야되려나. 없는 자가 있는 척 말하는 것도 재수 없어 보이지만 있는 자가 있다고 말하는 것도 재수없어 보이긴 매한가지, 라는 거다 굳이굳이 되게되게 막말로 표현하자면..;; 지식인의 언어란, 그래서 더 섬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것 자체가, 의도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종의 '우위선점'이 되기 때문이다. 대화에 임할 때 우위에 있는 사람이 더욱 더 품을 들여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 물론 품을 들이는 정도를 놓고 그를 평가할 순 없는 노릇이지만, 자신이 품을 들였을 때와 들이지 않았을 때 달라지는 상대의 반응에 대해 적어도 수긍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겠지. 그게 진짜, 지식인다운 모습일게다.


그나저나,
첨에 얘기한 다큐는 KBS '열린채널'을 통해 방영된 것인데, 짐 네이버 검색 해 보니 이 프로 방영작 선정 기준을 놓고 말이 많은가보네. 적나라하고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작품은 얼토당토 않는 이유를 들어 선정하지 않는다고. 대표적으로 FTA문제나 대학 총장의 학보 편집권 침해 등 문제를 다룬 작품의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많아서'라든지 '원래 학보 편집권은 총장한테 있다'는 이유로(이게머야!!!!!!!!!!!)로 '빠꾸'먹였다나. 분명 프로 시작 전과 후에 '본 프로그램의 내용은 KBS의 입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라는 안내를 묵직하게 때리고 있잖우. 그럼 그런 안내는 왜 하는겨-_-?; 좋은 프론줄 알았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니 그게 또 아닌 것 같아 아쉽고나. (관련카페 - 닫힌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