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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사지요 :: 2008/10/02 00:46

박언니의 생일전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코엑스 앞에서 만났다. 만나서 지하 식당가로 가려는데 언니가 뭔가 불편한 듯 연신 구둣발을 들여다보는거다. 무슨 일이냐 물으니 구두굽이 나간 거 같다고 -_-; 안 되겠다 싶어 일단 신부터 사자며 코엑스 지하를 빙빙 돌아다니다 마땅한 구두 매장이 없어 가까운 스프리스 매장에 갔다. '나 뭐가 잘 어울릴 거 같아?'라고 묻는 언니의 말에 신상품 라인에서 젤 예뻐보이는 걸로 척 집어들었다. 언니도 보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한번 신어보더니 '괜찮네'한다. 사는 김에 양말까지 사 신으라고 까만색 바탕에 별 무늬가 귀엽게 수놓아져있는 양말을 골라들고 계산대에 섰다. '저거까지 다 해서 계산이요'. 그렇게 언니의 스물일곱번째 생일선물은 컨버스 운동화가 됐다. 새 신을 신고 팔짝거리며 '우리 뭐 먹으러 갈까'라고 묻는 언니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코가 시큰해졌다. 초보직딩이나마 경제인구가 되어 언니를 위해 망설임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게 되다니. 적당히 감격스럽고 적당히 뿌듯했던 오늘이였다.

방금 언니한테 문자가 왔다.

신발 잘 신을께 안녕
응 떼부자 되면 구두도 사 줄께 ㅋㅋ
쳇 그럼 까르네는☞☜ (어렸을 적에 가족끼리 '고급 고기부페' 까르네스테이션에 가 본 후 내가 '성공하면 언니데리고 꼭 까르네스테이션 갈께'라고 선언했었더랬다;;)
새 구두 신고 까르네에서 탭댄스를 추며 고기를 구워먹도록 하자 ㅋㅋ
이 문자 잊지 않겠다 에헴


근 시일 내에 언니와 까르네에 가게 될 수 있어야 할텐데.. 히.

언니엄마 :: 2008/04/08 22:26

엄마의 어린이집에 신입생 아기가 들어왔다. 태어난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10킬로를 훌쩍 넘긴, 말로만 듣던 '우량아'를 들쳐업고 온 엄마는 82년생 - 그러니까 우리 언니와 동갑내기라고 했다. 낮에 전화통화하다 이 얘길 전해줬더니 언니가 놀란다. 그럼 결혼은 언제 했다는 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그나저나 나 여름에 일본가기로 했는데 일행들이랑 겹치는 스케쥴 아니면 따로 돌아다니게 될 거 같아. 정말? 너 혼자 다닐 수 있겠어? 내가 같이 가줄까? 무섭지 않겠어? 언니 나 스물 네살이야. 언니는 웃으며 내가 아직도 초등학생인 것 같다고 했다. 물가에 어린애 내어놓는 기분이라며 꼭 일행 중 한 명을 붙잡아 같이 다니라는 언니는, 적어도 내겐 영락없는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