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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와인바 라바트 - 아지트로 딱! :: 2008/12/13 17:46
얼마 전 레뷰에서 라바트 초청이벤트 하는 걸 보고 혹 해서 신청했는데, 어쩌다보니 덜컥 당첨됐다. 으하하. 사실 라바트는 my favorite bar라는 거. 와인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마실 기회가 생길 때면 강남 라바트나 압구정 라바트만 줄기차게 다니는 자로서 엄청 즐거워하며 잘 다녀왔다. 덕분에 사장님과 매니저 오마르님께도 인사드리고(...) 뭐 그랬다능. 히히.
아. 당첨된 사람은 전화예약 후에 방문하라고 되어있던데 난 당첨된 날 당일 바로 전화드리고 갔다. 잘 된건지 안 된건지 하필 그 날 저녁 맹 컨디션이 다운돼 당장 기분을 풀어 줄 무언가가 필요했거든.
우리가 안내받은 곳은 룸. 라바트의 특징중 하나는 룸이 많다는 거. 테이블도 있긴 한테 테이블도 거의 룸에 가깝게 되어있거니와. 왜 그 홍대 앞 '공주가 쓰는 침실같은 카페'마냥, 테이블 마다 독립적으로 커튼쳐져 있어서 작당모의-_- 내지는 애인과 숨어서 스킨쉽*-_-* 하기에 적합하게 되어있는 뭐 그런거. 딱 그런 스타일이다. 룸은 거기에서 살짝 업그레이드(!) 되어있다.
우리의 룸을 밝혀주던 조명. 가게가 지하에 위치해 있기도 하거니와 이런 아지트스런 분위기의 특성상 모든 등이 이런 간접조명들이다. 디자인이며 불빛 모두 범상치 않다.
벽면에 걸려있던 러그...일텐데 이게 왜 벽에. 흠;; 암튼 벽면 장식 또한 예사롭지 않아 주시고.. 다른 방엔 장식물 대신 벽화가 그려져 있기도 하다능.
룸 내부 살짝. 가운데엔 테이블이 놓여 있고, 사방에 저런 커다란 쿠션들이 널려있다. 항상 뭔가 안고 있어야 맘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나-_-)에겐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데코되겠다. 킥. 이 룸 하나에 여섯명까지는 수용 가능할 듯. 지난번에 대리님 세 분과 팀장님, 설언이랑 나까지 6명이서 룸에서(아마 이번에 간 바로 옆 방;;) 놀았던 기억도 있으니 뭐 얼추 맞겠지.
연장샷. 저거 재떨이가 아니라 개인 앞접시다 -_-..
이 날 우리에게 제공되기로 한 건 '커플세트'. 스페니쉬 리조또에 크랩파스타, 와인 두 잔이 포함되어 있는 세트인데 예전에 팀장님이 애인 생일날 이걸 아주 맛나게 잘 드셨다고 하신 걸 들은 기억이..
스페니쉬 리조또니까 빠에야의 아메리칸 버전인가 생각했는데 얼추 비슷하더라. 각종 해산물과 살라미에 소스를 더해 약간 걸쭉하게 볶아낸 밥을 튀긴 또띠아(스런 얇은 밀가루 반죽)위에 얹어 낸 요리였다. 매콤한 것이 한국인들 입맛에 딱 잘 맞을 듯. 맹과 나도 한국인으로서-_- 맛나게 잘 먹었다. 밥도 밥이였지만 튀긴 또띠아가 특히 맛있었는데, 느끼하지 않으면서 바삭바삭 고소해서 밥을 얹어 먹기에도 그냥 뜯어먹기에도 좋았다. 맹은 이거만 한 상자 주문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다능..;;
그 다음은 크랩 파스타. 크림소스 스파게티에 게 한마리를 통째로 삶아 얹은 완소 메뉴다 T_T. 새우에 양파까지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좋다. 소스도 걸쭉하니 까르보나라 매니아(나..;;)들에게 추천해도 타박듣지 않을 수준. 게 몸통쪽 살은 파서 파스타에 섞은 듯 하고(그래서 뒤집어 보면 빈껍질이다;;) 다리부분엔 살이 차 있는데, 화이트소스가 손에 묻을까 망설이다 결국 양손에 들고 쭉쭉 잘도 빨아 먹었다. 으하하. 나중에 그리 까 먹은 흔적을 오마르님이 손수*-_-* 치워주셨는데, '너무 더럽게 먹어서 죄송해요'라고 하니 허허 웃으며 '어이구 이 정도면 깨끗하게 드신 거에요.. 죄송이라뇨..'라고 상냥히 응대해주셨다. 감사 T_T
그리고, 여기가 와인바 임을 상기시켜주는-_- 와인 두 잔.
첨에 메뉴 시킬 때 부터 사장님이 '와인은 레드로 하실래요, 화이트로 하실래요?'라고 물으시더라. 레드의 깊은 맛을 잘 모르는-_- 나는 무조건 화이트로 고고. 사실 술이야 뭐 하우스 와인이니 많이 기대하진 않았는데 하우스 와인 중에 이렇게 괜찮은 것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던 품목. 쓴 맛은 적고 은은하게 단 맛이 돌아서 부담없이 먹기 좋더라.
..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무료 세트로 시작해 결국 모스카또 다스띠 한 병을 더 따고 말았다. 으하하.
사실 나 같은 와인 초보는 입에 맛는 것 서너개 정도 정해놓고 어딜가든 그것만 마시기 땜에 와인의 종류나 가격보다는 분위기, 서비스, 요리의 맛에 중점을 두고 와인바를 판단하게 되는데 라바트는 그런 점에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다.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혹은 그런 관계를 만들고픈 사람과 가면 더 없이 좋을 듯 :)



